작성일 : 18-08-17 20:14
하얗게 지워냈던 세월이
 글쓴이 : 미리내
조회 : 149  

 

사막에 내리는 달빛

 

귀뚜리 산조아쟁 켜는 가을밤

허술한 문을 흔드시는

당신 누구십니까

 

달빛 뜨락을 둥둥 거닐다가

가슴 훑고 지나는 바람을 만났습니다

 

하얗게 지워냈던 세월이

누가 불러낸 듯 돌아와 우뚝 섰습니다

 

잊었는가 하였더니

마음에 뛰어들어 휘젓고 다니는

아슴한 이름 하나

 

달은 갑자기 시뿌얘져서

그렁한 눈으로

 

풍상의 몰골을 내려다보니

수 천

희디흰 달이 모조리 울어.

 

아직도 나의 사막은

바람이 모래를 물고 휘달려

별꽃하나 피어도 설음 솟는데

 

방충망으로 월장한 달빛이

산산이 모눈 조각으로 스러집니다


 
   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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