작성일 : 18-08-20 05:54
글쓴이 :
미리내
조회 : 16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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숲은 다시 일어나 바람 조차 기운 못 차리고 풀 숲에 누어 입다물고 말이 없는데 며칠 전 내린 폭우의 잔해 벌건 속살을 드러내도록 파여 지고 물살이 넘어뜨린 나무 몇 구루 뿌리 채 뽑혀 개울가에 누워있다 늘 준비하고 성실하게 가꾸며 제 할 일 다 하고 있어도 천재지변의 변수는 평화로운 숲속을 쑥대밭으로 휘저어 놓는다. 그래도 아무 말 없이 숲은 다시 일어나 아직 가시지 않은 젖은 몸으로 서로서로 재잘거리며 정리하느라 여염이 없다. 숲속에 더위가 덮여 나무들 기진맥진 해 지쳐 서로 기대고 더위 먹은 매미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목청이 터지라 울어 제친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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